이번 글에서 최근 수강한 글쓰기 강의를 리뷰하고자 한다. 난 최근 6개월 동안 5~6개의 글을 써왔다. 하지만 글쓰기, 특히 기술 글쓰기에는 자신이 없었다. 그러나 이번 강의를 듣고 나선 내가 글을 쓸 때 어떻게 글을 준비하고, 쓰고, 고칠지의 글쓰기 과정 구조를 좀 더 선명하게 그릴 수 있게 되었다. 이 강의는 기술 글쓰기를 제대로 쓰기 위한 행동을 안내한다. 물론 행동을 이해하기 위한 지식도 포함되어 있지만, 이는 행동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정도다.
강의 내용 순서는 실제 글쓰기 순서의 흐름으로 한다. 즉 계획하기, 초안 작성하기, 퇴고하기 순으로 구성되어 있다. 실제 흐름대로 짜여진 강의 내용 덕분에 거부감 없이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있었다.
1개 동영상당 길이는 10분 이내이며, 그 시간 내에 설명할 수 있을 만한 개념을 기준으로 나뉘어져 있다. 동영상의 흐름은 먼저 개념을 설명하고, 이해를 돕기 위한 예시가 나온다. 이 예시들은 주로 한국 내 스타트업에서 겪은 사례들, 그리고 대기업 IT회사들이 서비스를 위해 공개한 문서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나는 회사에서 개발자로 일한 적이 있었기에 곧바로 이 예제들이 실제 업무에서도 쓰이는 글과 용어임을 빠르게 이해할 수 있었다. 이처럼 이 강의의 장점은 나처럼 개발자 또는 개발자와 함께 일하는 분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생소한 업계의 다른 직무라면 예시의 전문 용어들이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될 수도 있으니 강의 구매 시 이 점을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강의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목차는 무료로도 Udemy 강의에서도 볼 수 있다.
1. 작성 계획하기
1.1 독자 선정
1.2 주제 선정
1.3 소재 모으기
2. 초안 작성하기
2.1 일단 쓴다
2.2 명확하게 쓴다.
2.3 간결하게 쓴다
2.4 일관되게 쓴다
3. 문서 고치기
3.1 검토와 재작성의 중요성
3.2 문장 검토하기
3.3 전문용어와 약어 풀이 추가
3.3 가독성 높이는 법: 단락 다시 쓰기
3.4 가독성 높이는 법: 시각 자료 활용하기
3.5 가독성 높이는 법: 표 사용하기
3.6 맞춤법과 외래어 표기법 확인하기
3.7 도입부 작성하기
이 글은 강의 리뷰 글이므로 강의 모든 내용을 다루지 않을 예정이다. 또한 대부분 강의 내용에 그대로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조금 더 의미 있게 배운 것 위주로 리뷰했다. 즉, 강의 내용에 내 생각을 연결하고 내가 몰랐던 것과 다시 되새길 만한 것들만 적었다. 이외 내용이 궁금하다면 해당 강의를 수강하길 바란다.
1. 계획하기
1.1 독자 선정
나는 과거에 글을 쓸 때, 독자를 잘 선정하지 못했다. 그 이유는 독자에 대해서 나누는 기준을 잘 몰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강의 듣고 난 후에, 독자를 선정하는 나만의 방법 2가지를 생각해냈다.
방법1 자신과 비슷한 사람에게 써라
나와 비슷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쓰면 어떨까? 그럼 조금 더 글쓰기가 쉬워지지 않을까? 남성, 비전공자, 개발자, 2-3년차, 나이 30초반, 대한민국, 1인 프리랜서, 독서가, 크로스핏, 런닝 이런 식으로 말이다. 이렇게 구체적으로 적어보고 나와 비슷한 사람들의 관심사는 내가 관심 가지고 있는 것과 겹치지 않을까?
방법2 동료들과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에 써라
만약 회사원이라면 동료들과 대화에서 힌트를 찾으면 어떨까? 이야기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가령 동료는 데이터 분석에 대해서 알고 싶어 하지만 내가 잘 알고 있다면 그 사람을 대상으로 글을 써보자. 그럼 글쓰기가 보다 쉽게 느껴지지 않을까?
1.3. 소재 모으기
글의 재료를 모으는 것이 글쓰기의 절반이라는 말이 있다. 이처럼 실제 글을 써보면 글의 재료를 모으는 데 시간과 노력은 정말 많이 든다. 이와 관련해서 이 강의에서 배운 내용 3가지를 소개한다.
1.3.1 필요한 자료를 기필코 찾고야 말겠다는 다짐을 유지하며 각성한 상태로 찾는다
바로 마인드셋이다. 이 마인드셋에서 정말 많이 반성했다. 이때까지 나는 시간 날 때 글을 쓰고, 시간을 내서는 글을 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말은 결국 글을 시간 들여 써야 하는 줄 몰랐다는 말인데, 이는 완전히 잘못된 생각이었다. 소재를 찾을 때 기필코 찾아내고 말겠다는 말을 자주 생각해야겠다. (지금 글 쓰는 새벽인 걸 보면 지금 내 마음가짐이 바뀐 것 같아 다행이다.)
1.3.2 어떻게 정리해서 문서를 만들겠다는 구조의 그림을 그려라
이 내용은 내가 책을 읽을 때 이미 알고 있고 사용하는 방법이었다. 하지만 반대로 글을 쓸 때는 이렇게 사용하지 못했다. 왜 이런 생각을 못했을까? 글을 제대로 써야 한다는 생각이 없는 마음가짐이었지 않았을까? 반성한다.
1.3.3 자료를 찾을 때마다 찾은 날짜와 출처를 붙여라.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라 적지 않으려 했지만, 내용에 내 경험과 생각을 추가했다. 만약 이렇게 하지 않으면 단점은 내가 메모한 내용을 어느 책에서 언제 본건지, 알 수가 없었다. 출처를 기록하지 않은 메모는 저작권 때문에 내가 다시 재사용하기 어렵다. 추가로 내가 읽은 날짜도 써놓은 이유는 이 메모가 나의 어떤 시기에 읽었는지, 메모의 내용을 내 상황과 연결지어 이해하기 위해서이다. 이렇게 내가 읽은 부분을 나의 감정, 상황을 연결해서 써놓으면 기억하기에도 좋다.
2. 문서 초안 작성하기
순서대로가 아닌, 어디서부터든 먼저 쓰자
이제 주제와 독자가 정해졌다. 이제 글의 어느 부분부터 쓸 것인가?
강사님은 순서대로 쓰는 것이 아니라 생각나는 대로 어디서부터든 일단 쓰는 것을 추천한다. 그 이유는 목차의 가장 앞에 있는 개요가 가장 어렵기 때문이다. 개요는 작가의 주관을 드러낸다. 가령 이 글을 왜 썼고, 어떤 독자를 대상으로 썼고, 어떤 내용이며,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말이다. 나도 개요에서 풀지 못해서 글을 쓰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왜 그렇게 쓰기 어려웠을까에 대해서 생각해봤지만 나의 무능력으로 돌렸다. 그 이유를 이 강의를 통해서 명쾌하게 이해했다. 나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나 개요를 쓰는 것은 어렵다는 것을. 그러니 개요부터 쓰는 게 아니라 생각나는 대로 부분을 먼저 써야 한다.
의미있는 작은 단위에서 큰 단위로
키워드 - 문장 - 단락 - 챕터 - 문서(A4 기준으로는 7-10p)
의미 있는 키워드로 시작을 하자. 먼저 중심 키워드들을 선정하고 거기에서 문장을 만들어 가자. 그리고 문장에서 단락으로 만들어 가자. 반대방향보다 이렇게 쓰는 것이 쉽다는 걸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다.
속독이라는 주제의 예시를 보자.
키워드와 관련된 질문들과 답변을 만들자.
키워드 : 속독?, 왜 속독하지?, "빠르다", "시간절약", "직장인이니까" , "퇴근이 늦으니까"
이 키워드를 통해 문장을 만들어보자
문장 : 속독을 하면 시간절약이 됩니다.
이 문장을 중심으로 단락을 만들어보자.
단락 : 대한민국 직장인분들 시간이 없으시죠? 그런데 유명한 선생님들이 책을 읽으라고 하잖아요. 퇴근하면 없는 시간에 책까지 어떻게 읽나... 싶으실 텐데요. 속독을 배우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시간을 절약하면 책들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속독을 배우면 책을 부담 없이 읽으실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속독을 배워야 하는 이유입니다. 강의를 듣고 곧바로 이렇게 단락까지 해봤다. 한결 글쓰기에 대한 마음이 편해졌다.
강의를 듣고 곧바로 이렇게 단락까지 해봤다. 한결 글쓰기에 대한 마음이 편해졌다.
3. 문서 고치기
문서 고치기 평소에 글쓰기를 했을 때 고치고 내보내냐고 묻는다면? 아니었다. 먼저 글을 배포하고 뒤늦게 오류를 고쳤다. 그런 글들 때문에 후회막심한 적이 많았다. 어떤 경우에는 글을 배포하고 나서 이런 글은 공개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생각도 했다. 심지어 바로 어제도 그랬다. 그래서 더 진지하게 이 파트를 봤다.
강사님 또한 이 강의 중 문서 고치기 파트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70%) 이 강의 시간의 분배를 보면 강사님도 이 고치기 파트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 문서 고치기 내용을 글쓰기 일정에서 차지하는 시간과 마음가짐, 객관화해서 다시 보기, 구조적 관점인 MECE에서 보고자 한다. 강의에는 더 많은 내용이 있지만, 나는 이 관점에서만 살펴볼 예정이다.
[고치는 일에 전체 일정의 40% 이상이 투자하라.]
내게 스스로 왜 퇴고를 안 했을까? 질문하면, 난 그럴 시간이 없어서라고 답한다.
나는 늘 시간이 없을까? 바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오늘 이 강의를 듣고 내 답변은 이렇게 바뀌었다.
난 왜 늘 시간이 없을까? 문서 퇴고를 전체 일정의 40%로 미리 계획하지 않아서다.
그래서, 글을 다 썼을 때 내 머릿속에 이런 말이 떠올라야 한다.
"이야 글을 다 썼네?"가 아니라 "이제 고쳐 써야지!"
글을 다 썼다고 생각할 때, 이제는 "글을 새롭게 고쳐 쓰는 것을 시작한다."라는 생각을 하라. 마치 기능 완성하고 곧바로 코드를 올리는 게 아니라, 코드를 정리하고 올리는 것처럼 말이다.
[자기 글을 객관화하라]
객관화란 내가 쓴 글이 남의 글처럼 느껴보고 보라는 것이다.
방법 1 하루가 지난 후에 보기
내가 쓴 글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남의 글처럼 느낄 수 있는데, 이때가 절호의 기회다. 남의 글을 보듯 분석적으로 읽어보자.
방법 2 소리 내어 읽기
소리를 내어 읽으면 천천히, 내가 글을 읽히기 쉽게, 논리적으로 썼는지 이해하는 데 힌트를 줄 수 있다.
방법 3 인쇄해서 읽기
실제로 내가 쓴 글을 인쇄물로 보면 다른 사람이 쓴 글처럼 느껴진다. 이 느낌이 들면 인쇄해서 다시 읽어보자. 왜냐하면 다른 느낌이 드는 게 바로 객관화이기 때문이다.
[MECE와 그 깊이는 제목수준 3단계로 하라]
MECE(Mutually Exclusive Collectively Exhaustive) 기법으로 빠진 것이 없는지, 중복되는 것은 없는지 확인한다. MECE 방법론은 논리적인 글쓰기에서 매우 유명한 방법론이다. 여기선 자세히 소개하지 않겠지만,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많이 사용하는 개념이다. 나는 이 개념을 로지컬 씽킹이란 책을 통해 배웠다. 혹시 잘 모른다면 따로 개념을 공부해보길 추천한다. 알게 된 후엔 새로운 관점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한다.
소제목같은 세부 목차를 구성할 때, 즉 세부목차란 아래 목차에서 1.1같은 부분을 의미한다.
예시
1. 쓰기
-1.1 명료하게 쓰기
이 강의에서는 목차의 깊이를 아무리 복잡하더라도 3수준 이내로 제한하는 것을 추천한다. 우연인지 모르지만, 내가 봤던 책 로지컬 씽킹에서도 깊이를 3수준 이내로 제한하라고 말했다.
즉, 다른 저자가 다른 매체인 책과 강의에서 똑같은 내용을 이야기한다. 우연인가? 아니면 강사님도 책을 읽었을까? 모르겠다. 하지만 공통점은 3수준 이상 들어가면 내용이 복잡해지고 사람들이 거부감을 느낀다는 말이다.
제목 수준이 3개 이상으로 넘어가면 사람들은 왜 복잡하게 느낄까?
구체적인 증거가 없어서 내 짧은 생각을 덧붙여보자면 내가 읽은 책 대부분 목차의 깊이를 3수준 또는 그 이하로 만들었다. 내가 읽은 두껍고 복잡한 책들도 3수준을 잘 넘어가진 않았다. 블로그 글을 읽더라도 직관적으로 독자는 책을 읽을 때의 정신구조를 떠올린다.
그래서 "책을 자주 읽는 사람들이 3수준에 익숙하기 때문에 글을 쓸 때도 보편적으로 깊이의 최대값은 3수준으로 제한한다."가 내 가설이다. (내 생각과 다른 분이 있다면, 혹시나 읽으신 책 중에 더 많은 하위 수준이 있는지 알려주길 바란다.)
결론
대망의 결론이다. 이 강의를 수강한 후 책을 읽을 때는 잘 정리하던 내가, 왜 글을 쓸 때는 정리하지 못했을까? 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았다. 놀랍게도 내게 글을 제대로 쓰겠다는 마음이 그렇게 간절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 강의를 보며 배우고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이 글을 마치는 시간이 새벽 3시를 넘어가는데도 쓰고 있으니 말이다. 짧은 시간에 나도 성장한 것 같아 기쁘다. 글을 잘 쓰고자 하는 모든 분께 이 글이 도움이 되길 바란다. 이 강의 또한 기술 글쓰기를 잘 쓰기 위해, 기술 글쓰기의 구조를 선명하게 잡고 싶은 분들께 추천드린다.
해당 콘텐츠는 유데미로부터 강의 쿠폰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P.S. 강사님이 강의를 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잡고 강의한다. 그래서 다음엔 지식을 전달하는 관점에서 강의를 어떻게 전달하는지 배워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움 되길 바란다.